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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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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솔) 과거를 기억하고 성장하고 있다.

2018년 06월 15일 10:03

관리자 2018년 06월 15일 10:03 조회 4992 트위터 페이스북

아들아! 엄마 곁에서 떠나지 않고 묵묵히 기다리고 지켜줘서 고마웠다.

널 생각하며 단주하는 엄마의 마음은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단다.

요즘 애들 같지 않게 예의 바르고 밝은아이였는데 엄마 때문데 어린 너에게 감당할수 없는 아픔과 상처를 주고 어두운 얼굴로 살아가게 해서 미안하다.

너가 없었더라면 엄마는 지금도 세상을 등지고 술잔을 잡고 울며 불안에 떨고 있었겠지... 다른 엄마들처럼 강하지 못해서 너무 미안했다. 학창시절 형 그늘에 가려 형보다 못하다며 형이 아빠보다 더 어렵다고 했었는데 너에게 무심하고 자신밖에 모르는 형을 싫어한다는 말에 마음이 아팠단다.

공부 때문에 일찍 떨어져 지내서인지 형이 어렵고 불편하다고 했을 때 다른 형제들처럼 장난도 하고 운동도 같이 하고, 친구처럼 지내는 다른집 아이들처럼 못할까 걱정했단다.

그런것도 마음에 안든다고 술을 마시기도 했다.

술마시는데 이유라고 생각했던 내가 한심하고 부족한 엄마였다.

그런데 엄마가 그런 너희에게 더 거리감 갖게 만들어 버렸어! 가까워질수도 있었는데 엄마 걱정 때문에 형이 널 야단쳤지 엄마 안 지키고 술마시게 했다며 엄마보다 너에게 화를 내는것도 여러번 보면서도 모른척했다.

형은 엄마를 감당못하겠다며 떠났지만 너는 엄마를 끝까지 기켜주었어! 고맙고, 미안하다. 아빠 돌아가시고 아들이 지내는 원룸에서 학교가고 없는 시간 몇날을 술을 마시다 정신을 차리고 싶었지만 차릴수가 없어 병원도움을 받아야 했다.

응급실에서 축 늘어진 나에 어깨에 손을 얹고서 엄마 힘들지하며 나를 바라보던 너의 걱정스러운 얼굴을 그때는 왜 보이지 않았을까? 엄마따라 이곳으로 이사와서 친구도 없고, 엄마가 신경써야 했었는데 신경을 쓰게해서 미안했다.

그때는 왜 널 보지 못했을까... 나만 힘들다고 너에 힘들어 하는 마음 어두운 얼굴을 들여다 보았더라면 좋았을텐데... 엄마 생활에 걱정을 했지만 서로가 병에 대해서 모르고 엄마는 힘들어 그럴거라며 저렇게 지내다 엄마의 자리로 돌아와서 예전처럼 화목하게 살아주길 바랬을텐데... 정신병원 들락거리다 치료가 안되자 알코올병원에 가면 치료가 될줄 알았다.

엄마도 정신병원에 있으면서 술이 병이라는걸 몰랐고 알코올병원에서 치료하고 나오면 달라질줄 알았는데 그곳에서 외로움이 진짜 외로움 이라는걸 알았다.

기다림을 해야했고 힘들었고 고통스러웠다. 술을 마실 때 곁에 있는 너를 보지 못하고 혼자있는 착각으로 외롭다고 가슴을 후벼팠던 외로움은 외로움이 아니였어 바보같은 투정이였다.

병원에서 알았어 난 정말 아무도 없구나... 외로웠다. 마음의 병인 것 같다 라는 말을 들을 만큼 심각했고 죽고 싶었다. 가족의 그리움 때문에 미쳐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기억도 흐려지고 복도를 흐느적거리며 걷고 침대에 누워 일어날수도 없었다. 몸이 너무아팠다. 그때는 몰랐다. 그런 아픔이 갈망때문에 몸이 아프다는걸 인정하지 않았다.

어느날 창살을 흔들어 보았다. 빠져 나갈수만 있다면 차라리 떨어져 죽고 싶었다. 아무도 찾아주지 않고 혼자 남겨진 자신이 살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

그때는 참 많이도 가족을 애타게 기다렸지만 찾아주질 않았다.

그때의 심정은 술을 마시고 병원에 입원한것보다 나가서 보자 어떻게 하는지 화와 분노로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나에겐 가족은 없다. 그때부터 친정식구가 거리가 생긴 것 같다. 아이와 연락도 되질 않았는데 퇴원날짜를 잡았다는 말에 믿을수가 없었다.

퇴원날에 아들이 나타나서야 퇴원이라는걸 알았다. 애써 괜찮은척 연기를 하며 밝은 표정으로 퇴원을 할수 있었다.

어린 나이에 큰 짐이 버겨웠을텐데 무슨 서운한 마음이 있을까...

그저 미안하고 안타까울뿐... 잘하고 싶었는데 알면서도 술을 마시는 내가 정말 싫었다.

퇴원하면서 아들이 내가 외로워서 그럴거라 생각했는지 입원시켜놓고 많이 생각하고 고민했던 것 같다.

한달에 한 두 번 시간내서 가까운거리 여행도하고 영화도 보자고 했다.

고맙고 그 마음에 더 미안했다. 그때는 그런 마음을 알면서도 단주에 대한 간절함이 생기질 않았다. 중독은 바닥을쳐야만 정신차린다는 말처럼 그때는 때가 아니였다고 생각한다.

힘든 병원생활 지치고, 힘들고, 정신 차릴만도한데 집을 치우고 그날 다시 술잔을 잡고 말았다. 병원생활을 잊게 할 만큼 술은 교활하고 무서운 병이었다.

그때부터 아들이 알코올병원 생활에 달라져야 할 엄마가 더 심각해졌다는걸 알아차렸는지 신경을 쓰지 않고 포기를 한 것 같앗다.

그렇게 긴시간 알코올과 긴 싸움을 하고서야 이 곳 아리솔공동체를 만났고, 아들이 날 믿어주고 이곳을 신뢰하고 엄마의 달라진 모습을 보면서 어두운 얼굴에서 환한 웃음을 볼 수 있었다. 군 생활 편하게 할 수있게 회복의 길을 걸어가며 성장하고 있는 내가 대견하다.

오늘도 씩씩하고 늠름하게 군 생활하고 있는 자랑스런 아들을 생각하며 흐믓한 미소로 아들에게 고마움을 보낸다.

고맙다 아들아! 엄마의 아들이여서 날 떠나지 않고 곁에 있어줘서...

중독생활 때 한번만 믿어달라고 했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건강한 단주를 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단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면 너를 옆에 앉혀놓고 졸업과 앞으로의 건강한 단주의 생활을 약속하고싶다.

보잘 것 없는 나를 술마시지 않는 큰사람으로 만들어주신 이곳에 감사하며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술잔을 잡지 않는 삶을 살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