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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솔) 발 밑의 행복

2018년 11월 13일 13:31

관리자 2018년 11월 13일 13:31 조회 4559 트위터 페이스북

나뭇잎들이 가을의 끝자락에서 단풍의 절정을 찍고 이제는 부는 바람속에서 우수수 떨어져 내려와 거리에 노랗고, 빨갛게 물들여 알록달록 비단 융단을 깔아놓은 듯 화려합니다.

멀리 꽃 구경을 가지 않아도 현관문만 열어놓아도 주위엔 나무며. 꽃이며 새들이 한데 어우러져 제게 다가옵니다.

미장원에서 머리를 하고 와 늦은 점심을 차려먹으며 잠시 옛 생각에 잠겨봅니다.

밥 한공기를 마주하고 앉으면 설레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걸 어떻게 먹어야 되나... ,물 말아서 먹고싶고... , 국에 말아서 먹고싶고... , 맨밥에 김치 한 개 얹어 먹고싶고... , 고추장에 쓱쓱 비벼 먹고싶고...” 생각의 나래를 펴는 사이에 빛의 속도로 숟가락질을 하게되고 아쉬워 할 사이도 없이 빈 밥그릇만 남게되어 늘 다음에 그렇게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저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것은 흰 쌀밥하고 김치였습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것은 따뜻한 곳에서 가족끼리 헤어지지 않고 사는 것 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빠가 제게 너는 밥을 잘 먹으니 쌀 장사한테 시집가거라하고 얘기 했습니다. 정말 저는 오빠의 말처럼 쌀가게에서 일했던 저희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였습니다.

처음엔 참 순수하고 욕심없던 내가 등 따뜻하고 배만부르면 행복하겠다고 웃었던 제가 술을 마시면서 욕심을 부렸습니다.

늘 남과 비교하며 더 많이 가지려고만 했습니다.

그런 저의 모습이 안타까운지 어느날 어린이집 원장님께서 선생님 행복은 멀리 있지 않데요. 발밑에 있데요!” 하고 들려주신적이 있으십니다.

그때는 귀에도 들리지 않았었는데 십수년이 흐른 지금 왠지 자꾸만 그 말이 제 가슴에 파고 듭니다.

오늘 머리를 자르고 낙엽이 떨어진 가을 길도 걸어보면서 마음이 평온했습니다.

그리고 반찬없이 어제 만들어 놓은 카레와 김치로 늦은 점심을 먹으면서 이렇게 맑은정신으로 살 수 있어 참 행복했습니다.

이제는 위의 것들은 보지 않겠습니다. 내것이 아닙니다. 지금있는 것들도 너무 많습니다.

겨울을 준비하며 자신의 모든 것들을 훌훌 털어내어버리는 나무들처럼 저도 온전한 단주생활을 하기 위해 제가 움켜쥐고 있는 교만과, 아집, 사치와 허영을 내려놓고, 겸손한 마음으로 발맡의 행복을 찾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