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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솔) 해치상이 주는 교훈

2019년 03월 12일 10:24

관리자 2019년 03월 12일 10:24 조회 3809 트위터 페이스북

일주일 넘게 미세먼지가 대지를 뒤덮고 하늘까지 차 올랐지만 그래도 마음속에서는 이미 봄이 왔는지 설레임으로 시작한 3월이 벌써 또 저만치 달음박질 해 갑니다.

요즘 남편은 드라마에 빠져서 퇴근하면 텔레비전 앞에서 떠나지를 않고 뭐가 그리 재밌는지 웃기도 하고 화내기도 하면서 주인공들과 대화도 나누는 모습들이 왠지 낯설지가 않고 친근한 것이 마치 저를 닮아가는 것 같아서 입니다.

남자들도 나이가 들면 여성호르몬이 나와 점점 여자 같아진다는 말이 정말 남편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고 우리 아이들도 제 말에 맞장구를 치곤 합니다.

저도 남편과 조금이라도 시간을 보내고 싶어 덩달아 텔레비전 앞에 앉아 해치라는 사극을 보고 있습니다.

해치는 한자로 부르는 말이고 한글로는 해태인데 조선시대에 사헌부를 상징하면서 법과 정의를 대변하는 상상속의 동물이라고 합니다.

드라마속의 해치상을 보고 있으려니 문득 어린시절이 떠올라 잠시 옛 생각을 소환해 봅니다.

오빠집에서 학교를 다닐 때 이사를 참 많이도 했습니다. 오빠가 부동산을 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언제나 이삿짐을 싸고 나르고 정리하는 일은 제 일이었습니다.

친구들도 잘 사귀지 못하는 저는 힘들고 외로울때면 혼자서 산에 오르기도 하고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종점까지 한바퀴 돌고 오는 것이 최상의 호사스런 사치였습니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오빠는 망우동으로 이사했고 저는 식목일이 되면 학교에서 나무를 심는 행사를 망우리 공동묘지 산에서 했기 때문에 반 친구들과 나무를 심고 산책로를 만들었습니다. 망우리 산을 지나 쭈~욱 펼쳐진 길들이 마치 엄마가 계신 고향집 길과 비슷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걷다보면 길목에 커다란 해치상이 저를 멈추게 했습니다.

끝없이 걷다보면 엄마가 있는 곳으로 갈것만 같아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빠져서 가고 있는 저에게 해치상은 눈을 부릅뜨고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선을 알리며 어서 집으로 가라는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저의 놀이의 끝은 해치상까지였습니다.

그리고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향해 걸음을 재촉해 서둘러도 벌써 어둑어둑 밤이 되곤 합니다.

14살 중학교 1학년 사춘기시절의 해치상은 제게 길을 잃지 않게 하는 경계표시의 이정표였다면 회복중인 알코올중독자로 살아가고 있는 지금 저의 2의해치상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리솔 우리가족 공동체라고 생각합니다.

본정신보다 나간정신이 더 많이 차 있어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두려워하는 제 속마음과는 다르게 겉으로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한 행동들을 붙잡아주는 아리솔 우리가족들을 믿고 신뢰하며 오늘도 제가 누군지 깨닫고 있습니다.

제가 나쁜길로 갈 때 언제든지 우리가족 아리솔은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이정표가 되어 저를 깨닫게 해 줄 수 있음을 믿습니다.

이런 저의 마음을 격려라도 해 주듯이 며칠전까지만 해도 꽃망울속에 숨어있던 매화가 오늘은 수줍은 모습으로 활짝 피어서 가슴까지 곱게 물들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