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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솔) 남편이 살아있었다면...

2019년 04월 15일 08:55

관리자 2019년 04월 15일 08:55 조회 3652 트위터 페이스북

남편은 존경할만한 부분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세월이 흘러서 지금 생각해 보면 철없던 내가 남편을 통해서 정직과 근면을 배우고 세상살이를 익혔습니다.

그 사람의 아내로 사는것은 어쩌면 세상재미는 없었지만 함께 예배드리고 아들, 딸 양육하고 바른생활하고 같은 목표를 가지고 충실히 살았습니다.

중소기업 전무의 직책을 마지막으로 사업체를 차렸고 사모님 소리를 들으며 누렸던 추억도 많습니다.

인생이란? 정말 알 수가 없는것이 지금은 알코올중독자가 되었고 가정경제를 위해 살림돌봄이 를 합니다. 50평 이상의 집을 청소하고 빨래하고 구석구석 일을 찾아서 하고나면 가끔은 자기연민이 찾아옵니다.

남편이 살아 있었다면? 나도 이 정도는 살았겠지?

이혼의 고비도 있었는데요. 고부갈등속에 어머니와 사는 동안은 하루도 마음 편할날이 없이 살얼음판을 매일 걷는 것 같았습니다.

변호사를 찾아가서 이혼절차를 상담했고 증거자료도 준비했고. 마음의 결심도 했지만 정이 남아서 결국은 내손으로 남편의 마지막 가는길을 배웅하고 정리했습니다.

요즈음 황혼이혼이 젊은이들의 이혼율보다 퍼센트가 훨씬 높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과연 끝까지 살아낼 수 있었을까 하고 자신에게 물음표를 달아봅니다.

내가 겪던 문제들이 충분히 이혼사유가 되지만 예전의 관념속에서는 여자의 일생이란 노래를 부르며 참아야만 한다기에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는 청승맞은 세월을 살아야만 했던 시간도 있습니다.

남편 없이는 못 사는 줄 알았는데 세상사는 이치가 한쪽문이 닫히니 또 다른문이 열리며 살길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옛말에 죽은 사람만 불쌍하다고 하나봅니다.

하지만 아쉬운것은 자녀문제만은 남편의 빈 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집니다.

특히 아들의 상황을 함께 겪으면서 나의 한계를 자책할때가 많습니다.

혼자있는 내 방에서는 결혼할 때 해온 37년된 장농 옆에서 남편의 체취를 담아내며 외로움과 그리운 마음을 간직한체 많은 시간들을 살아냅니다.

요즈음 유난스럽게 남편이 그립더군요.

지금해야 하는것은 단주와 회복을 위해 배운대로 실천해야 하련만은 자꾸 자꾸 연민이 찾아옵니다.

만약 남편이 살아서 내 옆에 있다면...